최신 게시글을 아래에서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!
[ 제주양씨제주기행 인스타그램 ]
내용 요약
한줄평
옛 제주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왕복 한 시간 코스의 '상잣길'
8.0 / 10
위치
족은 노꼬메와 큰 노꼬메 사이
방문기
이번 포스팅의 이야기는 얼마 전 '족은 노꼬메' 오름에 방문한 날에서 시작합니다. 아래에는 '노꼬메' 오름의 대략적인 지도가 표시되어 있습니다.
'족은 노꼬메'로 가는 두 길이 모두 정면을 향하고 있지 않나요?
'족은 노꼬메' 입구로 가면 이렇게 두 길이 나오게 됩니다. 왼쪽 사진은 '진짜' 입구이고, 아래쪽 사진은 입구인 줄 알았던 '상잣길'입니다.
이렇게 길이 두 갈래로 있으니 저는 당연히 '족은 노꼬메'의 왼쪽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인 줄 알았습니다... 😂
이렇게 속아서(?) 시작된 여정이지만 좋은 풍경을 구경할 수 있었던 경험을 소개하려합니다. 우선 잣질이란 널따랗게 돌들로 쌓아올린 길다란 담을 뜻하는 '잣', 길의 제주 사투리 '질'이 합해져 만들어진 말로 잔돌을 담처럼 쌓아 놓은 길을 말합니다.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밭의 경계 혹은 아래 설명처럼 목초지 경계에서 볼 수 있습니다.
여러 기사나 자료들을 살펴보니 꼭 목초지나 밭에서만 사용하는 말이 아니라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쌓아 놓은 돌담들을 다 '잣질'이라고 부르는 듯 합니다. 때로는 이 옆을 걷기도 하고 위를 사람이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넓게 쌓아 농사를 지을 때 통행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.
이 길의 재미있는 특징은 해발 높이에 따라 목적이 다르고 사람이 아닌 당시 주요 이동수단인 '말'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 입니다. 해발이 낮은 장소(하잣성)에서는 말이 농작물을 해치지 못하게, 해발이 높은 장소(상잣성)에서는 말들이 삼림지역으로 들어갔다 얼어죽는 일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. 마지막으로 '중잣성'은 '하잣성'과 '상잣성' 사이에 축조되 목장을 남북방향으로 구분하기 위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.
이 설명글 바로 뒤로 돌담이 길게 이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. 이 장소에서는 비교적 낮게 쌓여 있는데 '이 높이로도 방목한 말이 이 너머로 가지 않도록 할 수 있었을까?'하는 의문의 조금 들었는데,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무너지기도 함으로 높이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수긍했습니다.
'상잣길'에 드러서며 장년으로 보이는 어르신 두 분께서 손을 꼭 잡으시고 걸으셨습니다. 저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번지고, 내심 '나도 저렇게 사랑하고,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'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. 참으로 부럽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.
초입에 갑작스레 뻥 뚫린 공간이 나와 발걸음을 돌리니 장관이 따로 없습니다. 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는 숲 길도 매력적이었는데, 이렇게 광활한 평야를 마주하니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.
제주도의 또 다른 매력은 이렇게 숲길 혹은 평야에 있는데, 바다도 함께 보이는 점입니다. 아직 다른 지역, 나라에 가본 경험이 적어 모두를 아우를 순 없지만, 숲에서는 숲과 나무, 바다에서는 바다와 모래처럼 각기 특징이 있는데, 제주는 이 특징이 어우러져 있어 신기합니다.
역시 봄이라 그런지 생명이 돋아나는 활기를 관찰하기 좋습니다. 이제 꾸준히 포스팅을 진행하게 되었으니 제주도의 사계절을 독자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저 또한 활기가 차오름을 느낌니다. 😁
10분 정도 더 걸으면 비슷한 평야가 나오는데, 뭔가 새로운 세상으로가는 통로같은 분위기에 한 컷 찍어봤습니다.
조금더 지나면 침엽수들이 무리지어 있는 장소로 바뀝니다. 서식하는 나무들의 종만 바뀌었는데, 분위기도 사뭇 달라져 분기점마다 감탐을 금치 못합니다. 높이 솟아있는 침엽수를 바라보면 자연스레 목 스트레칭이 되는 기분입니다. 자, 지금 모니터를 바라보고 계시는 독자분들은 몸을 쭉 늘려 스트레칭 한번 해주시기 바랍니다. 간단하게 풀어주는 동작만으로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답니다. 😉
'상잣질' 설명글을 읽으며 생각했던 '시간에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무너짐'이 등장했습니다. 사람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부분이다 보니 이를 보존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.
이 길을 지나며 옛날에는 말을 타고 지났을 조선시대의 사람들을 생각하며 걸었습니다. 이 블로그를 시작하며 앞선 시간에 먼저 발걸음을 하신 선배들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일에 흥미가 생겨버렸는지 너무나도 재미있게 나다녔습니다.
'큰 노꼬메'입니다. 이 오름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. 제가 가려던 장소는 '족은 노꼬메' 뒷편의 '고사리밭'인데 너무 뜬금없이 큰형님이 나오니 처음에는 '헛걸음했나' 싶은 기분이 확 들었지만, 제가 경험한 이 길 자체는 충분히 방문해도 좋을만한 가치가 있었으니 만족하며 다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.
30분 ~ 40분 정도 걸리는 길로 대부분 평지로 되어 있어 가볍게 산책삼아 갈만하니 이 부근 오름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함께 걷기 좋은 '상잣길'을 방문해보시는 것은 어떤가요?
참고문헌
1. 녹고뫼2코스 상잣질 - 녹고뫼
2. [향토문화]잣질동네(성로동)..귀덕1리 잣질 - 제주환경일보
3. 잣성 - 디지털제주문화대전
4. 조선시대 제주도 잣성 연구 - 제주대학교(강만익)
'걷기 좋은 제주' 카테고리의 다른 글
[제주시, 서귀포시] 한라산 둘레길 천아 숲길 코스 방문기 (12) | 2024.06.18 |
---|---|
[제주시 구좌] 걷기 좋은 제주 시리즈 두 번째 '비자림' (2) | 2024.04.08 |
[제주 비자림로] 걷기 좋은 제주 시리즈 첫 번째 '사려니 숲길' (0) | 2024.04.03 |
[제주시 납읍] 산책하기 좋은 제주 난대림 <금산공원> 방문기 (2) | 2024.03.04 |
댓글